언어학자와 심리학자가 협력하기 힘든 이유

마음/언어 2009/08/06 11:27
언어학자와 심리학자들 사이에는 gap이 있다. 서로 협력하여 인간 마음의 본질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Miller (1990)가 제시하는 이유를 소개하고자 한다.

Miller는 언어학자들과 심리학자들 사이에 협력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로 '설명'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을 들고 있다.
What is holding up the flow of ideas back and forth between linguists and psychologists? For what it is worth, my own view is that linguists and psychologists subscribe to different theories of explanantion.
언어학자들은 어떤 현상의 단순화 (simplification) 혹은 일반화를 설명으로 받아들이는 반면 심리학자들은 인과 결과, 자극-반응의 관계 등을 설명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언어학자들은 어떤 특정 구문을 위한 규칙을 넘어서는 X-bar theory같은 일반적인 규칙을 만들어내면 그것이 무엇인가를 설명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에게는 X-bar theory가 전혀 설명이 아니다. 그들에게는 (그것이 맞다면) 설명되어야 할 그 무엇일 뿐이다.
Linguists tend to accept simplifications as explanations. For example, a grammarian who can replace language-specific rewriting rules with X-bar theory and lexicalization feels he has explained something: the work formerly done by a vast array of specific rules can now be done with a simple schema. For a psychologist, on the other hand, an explanation is something phrased in terms of cause and effect, antecedent and subsequent, stimulus and response. To an experimenal psychologist, X-bar theory is not an explanation; rather, if it is true, it is something to be explained.
그렇다면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심리학자들과 언어학자들이 함께 모여 연구할 수 있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Miller에 따르면, 심리학자들이 언어학자들의 단순화에 의한 설명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전까지는 힘들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심리학자들이 언어학자들의 방식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단순화를 통한 설명이 (심리학자들이 추구하는) 인과 법칙으로 확실히 연결될 수 있어야만 한다고 한다.
[I]nterdisciplinary collaboration in the study of syntax will not be as productive as it should be until psychologists learn to accept simplifying explanations. ... until simplification can be seen as a clear step toward causal laws-a halfway house, so to speak, on the road to causal explanation-the average psychologist, like the average layperson, will remain skeptical of the grammarian's claims of scientific progress.

언어학자들이 단순화를 추구한다는 Miller의 생각은 GB나 Minimalism을 추구하는 언어학자들에게 한정된 것 같다. 예를 들어, Construction Grammar을 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단순화와 일반화를 통한 이론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기 보다는 구문들의 특이성을 그대로 인정하는 방법을 취함으로써 설명할 수 있는 언어 자료를 늘려가는 한 편 심리학적 연구와도 잘 어우러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Construction Grammarian들이 심리학자들과 협력하여 연구하는 경우가 아주 많은 것도 이러한 이론적 특성 때문인 것 같다.

Reference
Miller, George A. 1990. Linguists, Psychologists, and the Cognitive Sciences. Language 66-2, 317-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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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ion of grammar to processing

마음/언어 2009/08/05 14:05
Jackendoff (1997: 7-8)에 따르면 grammar와 processing의 관계에 관해서 세 가지 가능성이 있다.

1. 둘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2. grammar가 (장기)기억 속에 들어있고, processor가 processing할 때 이 것을 이용("consults" or "invokes")한다.

3. grammar 자체가 processor 안에 embodied 되어있다.

일단 1번은 별로 흥미로운 관점이 아닌 것 같고, 2번이나 3번을 추구해야 할 것 같은데, 2번과 3번의 차이가 정확히 어떠한지 헛갈린다. 아무튼 나는 3번 입장이 맞는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Jackendoff가 학생이었을 때에는 grammar에 대해 절대 3번과 같이 생각하지 않도록 배웠다고 한다. ("Back in the 1960s, we were firmly taught not to think of rules of grammar this way" (p. 8).)

Reference
Jackendoff, Ray. 1997. The Architecture of the Language Faculty. MIT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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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의 직업

기타 2009/08/05 13:18

내 아내는 지금 임신 중이다.

내 아내가 임신하기 훨씬 전부터, 아니 결혼하기 훨씬 전부터, 나는 내 미래의 아이가 (만약 생긴다면) 어떤 직업을 가지면 좋을 지 생각해 왔다.

내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직업을 자신의 직업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겠다는 생각에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런 너무나도 당연한 (많은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당연하지 않은 것 같다) 이야기를 여기서 하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이야기 하려는 것은 이런 것이다.

만약 내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직업이 청소부이면, 버스기사면 어떨까. (청소부나 버스기사라는 직업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이런 직업을 폄하하기에 이러한 예를 든 것이다. 나는 이런 직업을 업신여기는 사람들을 업신여긴다, 라고 하고 싶으나 이런 사람들에 대해 연민을 느낀다, 라는 표현/생각이 더 바람직한 것 같다.)

많은 부모들은 자기 자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청소부가 되는 것, 버스기사가 되는 것이라고 하면 속상해 할 것 같다.

한국 사회에서 인정해 주는 의사, 변호사, 교수, 아니면 돈을 무지 많이 버는 사업가 같은 것이 자기 자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길 바랄 것이고, 대부분의 경우 그러한 것을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꿈을 이루는 것을 "성공"이라고 여길 것이다.

나도 물론 내 자식이 의사나 판사가 되고 싶다고 하면 기쁘고 좋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내 자식이 청소부나 버스기사가 되고싶다고 해도 똑같이 기쁘고 좋을 것 같다. 그리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의사나 판사가 된다고 하는 것보다 청소부나 버스기사가 되고싶다고 하면 더 기쁘고 좋을 것 같기도 하다.

나의 엄마, 아빠, 장인어른, 장모님은 내가 이렇게 말을 하면 '말이 씨가 된다'며 나를 나무라실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이런 내 말이 정말 씨가 됐으면 좋겠다.

나는 내 자식이 버스기사나 청소부가 되어 진정으로 행복하다면 그런 자식을 보며 정말 행복하고 자랑스러울 것 같다.

이런 나의 생각과 너무 잘 통하는 글을 발견하여 오늘은 참 기쁜 날이다.

김규항님이 한겨레 신문에 쓴 20:9980이란 글인데 모든 사람들이 한 번쯤 읽고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

tags :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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